주일만 되면 주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교회들이 많다. 덩달아 지역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황. 이웃사랑을 실천해야 할 교회가 본의 아니게 '원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5~6월 더불어 사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주제로 자발적 불편운동 캠페인을 진행한다. '주일 교회 갈 때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해 볼 수 있는 지침들을 살펴봤다.
 
▲자동차가 빼곡하게 들어찬 교회의 주차장 모습이다. ⓒ데일리굿뉴스

<행복을 위한 불편 레시피 30>은 △장애인의 접근에 대한 교회의 책임 △주일 주차대란, 이대로 괜찮은가? △즐거운 회식, 함께 만들어요 △남성들의 '엄마 역할' 분담이 절실하다! △서로 먼저 인사하기 등 교회와 직장, 가정, 공공영역에서 실천할 수 있는 30가지 일들을 소개한다.
 
박승배 교회건축전문가는 한 매체에서 "차량 한 대를 주차시키기 위해 드는 건설비용은 약 1500만원"이라며 "수백 대의 차량을 주차시킬 수 있는 교회 주차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수십억원이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윤실은 "너무 많은 자가용 사용으로 인해 주차문제 뿐 아니라 환경오염이 발생함에도 그동안 한국교회와 성도가 이 문제에 대해 소홀했다"며 "다소 불편하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이웃끼리는 카풀하는 등 작은 노력을 통해 교통대란을 막고 에너지 또한 절약하자"고 제안했다.

크리스천 장애인, 전체 기독교인의 2%밖에 안돼

'한 집 건너 교회'라고 할 만큼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교회가 있다. 그런데 교회가 장애인들도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일까?
 
박혜전 교수가 발표한 '한국교회의 장애인식 및 장애수용(편의시설 등)에 관한 조사연구'에 따르면, 장애인이 가장 필요로 하는 교회 내 편의시설로는 엘리베이터와 경사로가 꼽혔다. 또한 교회 프로그램 중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5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 교회의 장애인 선교 현실은 이러한 바람과 거리가 멀다. 교회의 화장실, 계단, 주차장 등 대부분의 시설들이 비장애인을 위주로 설치돼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성경, 청각장애인을 위한 설교 수화 통역이 있는 교회는 거의 없고, 장애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교회 프로그램도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기윤실은 "언젠가 우리나라의 모든 건축물 가운데 교회가 장애인에게 가장 편리하다고 인정받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며 "그것이 어떤 선교보다도 장애인에게는 큰 복음으로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사노동' 이제 분담합시다!

부부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으로 '가사분담'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기윤실은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자발적 불편운동으로 가사분담을 제시했다.
 
통계청이 밝힌 '맞벌이와 외벌이 부부의 하루 가사노동 현황(2014년)'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라도 아내가 3시간 13분 동안 집안일을 하는 반면 남편은 41분에 불과했고, 남편만 취업한 경우의 가사노동 시간은 아내가 6시간, 남편은 46분이었다.
 
기윤실은 부부가 서로의 수고를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도록 △분명하게 가사를 나누고 책임을 져라 △각자가 잘하는 가사 분야를 발견하라 △대화와 칭찬을 아끼지 마라 등 3가지의 원칙을 제안했다.
 
기윤실은 "자발적 불편은 스스로 편하게 살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조금 불편하게 사는 삶"이라며 "그리스도인들은 우리와 더불어 사는 사람들, 우리가 사는 지구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된 그리스도의 삶은 교회 밖에서도 이어져야 한다는 '자발적 불편운동'의 취지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공익과 다른 사람의 유익을 위해 손해를 보는 것은 성경의 정신이자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희생의 사랑이다. 한국 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을 치는 이 때,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인의 자발적 불편이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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