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TV와 본지가 박종화 목사를 초청해 한반도 안보 위기 관련 특별대담을 진행했다. ⓒ데일리굿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 일정이 내일부터 시작된다. 북핵과 사드 배치 문제 등 주요 보안 의제에 대해 두 정상 간 어떤 대화가 오갈지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GOODTV와 본지는 평화와통일을위한연대 박종화 이사장(경동교회 원로목사)을 초청해 특집대담을 진행했다.

김명전 대표이사가 진행을 맡은 이번 대담에서는 남북관계 개선 및 교류 재개를 위한 정부와 교회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한국이 진퇴양난에 처해 있다. 
 
내가 군사전문가는 아니지만, 첨단무기 배치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단 한 건도 갈등 없이 이루어진 역사가 없다. 특히 북핵 문제는 무기의 성능 문제를 떠나 정치외교 문제로까지 불거진 만큼 군사적인 측면과 정치외교적인 측면으로 모두 접근해 해결해야 한다.
 
정부는 무엇보다도 미국과 중국과의 외교관계에서 북핵과 사드를 하나로 묶어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사드 배치의 목적이 북한 핵을 막기 위한 것이니만큼, 북핵을 동결하면 사드도 동결, 북핵을 폐기하면 사드도 폐기하는 식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취임 첫 한미정상회담을 갖는다. 어떤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까.
 
북핵, 사드 배치 문제 등 한반도가 직면한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큰 담론을 던져야 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은 모두 국가이기주의, 국가제일주의를 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중국 눈치, 미국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자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태도로 국제사회에 나서야 한다.
 
모든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국제적 협상에서는 서로 상호작용을 통해 결국 공동의 이익을 찾게 된다. 각국의 이익을 추구하되 공통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나갈 수 있도록 '공동광장'을 마련해 그 안에서 한반도 문제가 논의되도록 해야 한다. 

- 내부적으로는 정부가 어떤 대북정책을 펼쳐야 할까.
 
정부는 국내 민간단체의 대북접촉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과거의 정부를 보면 민간 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이나 교류를 중단시켰다. 하지만 민간단체의 경제교류 사업, 남북한 스포츠 교류 등의 대북접촉은 정부 차원의 교류를 원활하게 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최종 목적은 통일'국가'이지만, 그 통일을 만들어가는 주체는 사람이다. 마찬가지로 통일의 진정한 의미는 남한과 북한의 백성들이 한 국민이 되는 것이다.

정부는 통일 국가, 통일 정부를 건설하기 위한 거시적이고 하드웨어적인 역할을 하는 한편,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인도적 지원, 스포츠 교류 등에 있어서는 종교단체 등 민간에 맡겨야 한다. 정부가 모니터링은 하되 위임할 것은 과감하게 민간에 위임해서, 정부와 민간 쌍방이 합의하고 협력하며 두 개의 트랙으로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 
 
▲ 박종화 목사는 남북관계의 개선 및 교류 재개를 위해 정부와 교회가 힘써야 할 것을 당부했다. ⓒ데일리굿뉴스

- 북한은 종교의 자유가 허용돼 있지 않다. 통일이 되면 북한도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텐데, 복음통일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북한의 체제가 공산주의 체제, 그 중에서도 특히 1인 숭배인 주체사상에 기반한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인 남한은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오는 식의 자유로운 복음화가 이뤄졌다. 하지만 북한은 체제가 TOP-DOWN 방식인 만큼 바닥의 복음화와 상층부의 복음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즉 북한 주민들에 대한 복음화와 함께 북한의 사상, 체제, 권력에 물든 상위층 사람들을 어떻게 복음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 통일이 됐을 때 북한에 복음전파가 가능할 정도의 기반이 마련돼 있을지 궁금하다.
 
북한에는 옛날부터 지하교회 등을 통해 복음을 들은 성도들이 있다. 또한 한국교회는 북한의 기독교 단체인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하 조그련)과 접촉하고 있다. 조그련은 북한 정권의 허락과 지원을 받는 교회라는 점에서 지하교회 운동과는 배치될 수 밖에 없지만, 북한의 체제 속에서는 그것이 그나마 교회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통일이 되면 그런 미약한 뿌리가 복음화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남한과 상황이 다른 만큼 복음화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어려운 만큼 제한된 만큼, 우리로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 최선이 비록 최소일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도 성령은 살아계셔서 역사하신다.
 
복음은 정치와 달리 북한과 많이 접촉할수록 성과가 나타난다고 할 수 없다. 복음은 온전히 하나님의 방식대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 공산주의 사회가 복음화된 선례를 살펴보면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엄청난 복음의 폭발력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바로 사람이 아닌 하나님이 하시는 기적이다.
 
- 통일을 준비하는 다른 기독교단체들에게 제언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독일이 통일하기 전, 동독 교회 안에서는 '새 포럼(das Neue Forum)'이라는 통일을 위한 기독교적 지혜를 고민하는 단체가 있었다. 통일을 대비해 여러 지혜를 모았고, 이것이 후에 통일 독일 사회를 재건하는 데 귀한 밑거름으로 쓰였다.
 
한국도 전문가, 목회자, 시민활동가 등이 다같이 모여 통일과 통일 이후의 사회 재건을 위한 구체적인 요소들을 예측하고 미리 하나씩 준비해 나가야 한다. 교육, 경제 등 사회 각 분야에 대한 기독교적 통일 담론이 하루 빨리 이뤄져서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
 
통일국가는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각기 다른 악기들이 조화로운 심포니를 만들어 나가는 나라다. 하나의 국가 속에 여러 다양한 모습들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것이 통일인 것이다. 다른 것을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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