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저출산·고령화 현상은 벌써부터 수많은 학교들이 폐교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기독교학교도 이러한 위협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빠른 속도로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이 시점에서, 기독교학교가 존속하기 위해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고민이 깊어진다.
 
기독교학교가 과연 지금과 같이 존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기독교학교 현장전문가들이 위기 극복을 위한 제안에 나서 관심을 모았다.
 
 ▲7일 오후 3시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기독교학교대토론회'가 열렸다.ⓒ데일리굿뉴스

"기독교학교 존립 최대 위기 맞았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와 한국기독교학교정상화추진위원회는 7일 오후 3시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한국에서 기독교사립학교가 존속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박상진 소장(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과 송인수 대표(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진우 대표(좋은교사운동), 김철경 교장(대광고등학교), 정기원 교장(밀알두레학교)등 시민단체 대표와 현직 교사들이 토론자로 나섰다. 
 
이들은 기독교학교의 존립 자체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입을 모았다.  
 
송인수 대표는 기독교학교 존속의 위기 원인으로 '복음의 본질적 가치 외면'과 '교육대상에 대한 불확실성'을 꼽았다.
 
송 대표는 "기독교교육의 본질은 세상 속에서 추구하는 많은 가치 중 개인적 가치와 욕구, 이해관계를 배제하고 복음 안에서 선한 영향력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며 "존속을 위한 법과 제도를 논하기 전에 본질적 가치를 얼마나 지켰나 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반드시 되돌아 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독교교육의 위기는 누구를 대상으로 교육하는 가에 따라 다르다"며 "교육대상을 기독교아이들로 한정 시킨다면 다음세대 위기와 맞물려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비기독교아이들까지 교육 대상으로 정의해 기독교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구현해야 희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철경 교장은 한국교육의 문제가 국가 주도의 교육 시스템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장은 "교육의 주권을 국가에 빼앗겼다"며 "국가 주도의 교육이 한국 교육 환경을 암울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말했다.
 
또 그는 "국가가 아닌 시민사회가 교육을 이끌어 가야 기독교교육 또한 활성화 될 수 있다"면서 "한국교육의 주체는 학부모와 교사여야 한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제도적 장치'가 우선이냐 '인식 개선'이 우선이냐
 

기독교학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 마련, 그리고 사회의 인식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는 데 중론이 모아졌다.
 
김철경 교장은 교육현장 안에서 겪었던 제도적인 면에 따른 어려움을 시사했다.  
 
김 교장은 "나라가 교육을 책임져 좋은 교육책들을 마련하는 것 같지만 자사고 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오히려 교육부의 지침이 지나치게 많아 현 제도 하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장은 "일반고는 교과편성을 국영수 비율 50%를 넘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지만, 자사고는 이것이 권고사항에 그쳐 비율을 넘는 경우가 많아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악용된다"며 "제도적으로 명확한 기준마련과 법 제고를 통해 건학이념을  실천할 수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정기원 교장(밀알두레학교, 한국기독교대안학교연맹 이사장)도 기독교학교 존속을 위한 법제화에 총력을 기울어야 함을 피력했다.
 
정 교장은 25조 '사립학교의 다양하고 특성있는 설립목적이 존중되도록 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예로 들며 법제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한 기독교학교가 특정종교교육을 펼쳤다는 이유로 국가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았지만, 위 조항에 의해 법적인 보장을 받았다"며 "이처럼 정확한 법적 근거만이 기독교학교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 실질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반면 송인수 대표는 기독교적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송 대표는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이 부정적으로 치우치는 측면이 있다"며 "기독교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면 법과 제도를 떠나 기독교학교의 존속 자체가 힘든 상황으로 치닫는 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송 대표는 "기독교가 선한 마음으로 한국사회의 공공성에 기여하기를 노력해, 기독교적 가치가 오랫동안 이 사회에서 전수돼야 할 가치임을 깨닫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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