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5년 4월 5일 부활주일, 조선을 사랑했던 아펜젤러·언더우드 선교사가 인천 제물포항에 도착했다. 복음 불모지였던 조선 땅에 눈물로 복음을 전한 두 선교사의 헌신으로 한국교회는 빠르게 부흥해 다른 나라로 선교사를 파송하는 나라가 됐다. 한국교회가 인천 제물포항 인근의 선교 유적을 보존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아펜젤러 선교사와 언더우드 선교사가 머물렀던 한국 최초의 호텔 '대불호텔'이 전시관으로 복원돼 눈길을 끈다.

 

 ▲아펜젤러 선교사와 언더우드 선교사가 묵었던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인 '대불호텔'은 최근 3층 규모로 복원됐다.(사진제공=인천중구청)ⓒ데일리굿뉴스

 
내리교회·대불호텔 복원 '의미'…"선교 유적 보존은 의무"
 
1885년 4월의 부활주일에 인천 제물포에 도착한 헨리 게르하트 아펜젤러(Henry Gerhard Appenzeller, 1858-1902) 선교사 부부와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Horace Grant Underwood, 1859-1916) 선교사.

 

두 선교사는 복음 불모지였던 조선 땅에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전했을 뿐만 아니라, 학교와 병원을 세워 한국사회에도 크게 이바지한 인물로 기억된다. 이들은 성서번역사업, 청년운동 등을 통해 복음 전도와 민족 계몽에 앞장섰다.
 
이달 6일 아펜젤러 선교사와 언더우드 선교사가 1885년 처음 조선 땅을 밟고 머물었던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인 '대불호텔'이 3층 규모로 복원돼 개관식이 열렸다.

 

전시관으로 재단장된 대불호텔은 1관 대불호텔 전시관과 2관 1960∼1970년 생활사 전시관으로 구성됐다. 전시관에서는 대불호텔의 변화상과 근현대 생활상을 담은 영상물과 자료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복원 행사 당일 축사를 발표한 이춘의 목사(인천 중구 미단교회)는 16일 "대불호텔은 최초의 호텔이기도 하지만 교회를 대신했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펜젤러 선교사가 예배를 드리는 등 선교사역의 토대가 된 공간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목사는 요즘 아펜젤러 선교사와 언더우드 선교사가 제물포항에 입항할 때 타고 온 선박 '청룡환(세이류마루) 호' 복원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배가 복원돼 안에 박물관을 만들고, 인천항 8부두에서 시민들이 타면서 선교사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싶다는 것이다.
 
청룡환 호가 복원되면 그가 10여 년부터 꿈꿔왔던 아펜젤러 선교사와 언더우드 선교사의 '조선 선교 루트 코스'인 '청룡환 호→한국기독교 100주년 기념탑→대불호텔→내리교회' 코스가 완성된다. 이는 약 1.5~2km 거리다.
 

내리교회는 조선 최초의 예배당으로 아펜젤러 선교사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감리교회사>에 '아펜젤러가 내한한지 한해가 지난 1886년 4월 25일 인천에서 예배를 드렸다'는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목사는 “인천 제물포 선교 루트 제작 프로젝트를 꿈에서 봤다. 하나님이 100주년 기념탑부터 하나하나 구체화시켜주시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내리교회의 원형인 십자형교회와 대불호텔이 복원됐다"면서 "인천 제물포가 관광도시이면서도 선교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 기독교가 세계적으로 단기간 내에 부흥했다. 이러한 선교 역사를 잘 보관해야 하는 것이 후손들의 의무"라며, "기독교 선교 유적지 조성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의 뿌리이자 중심이 된 인천 제물포를 선교 유적지로 잘 보존해야 하는 것이 한국 기독교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인천 제물포에 아펜젤러·언더우드 선교사 마을이 조성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펜젤러 선교사와 언더우드 선교사가 제물포항에 입항할 때 타고 온 선박 '청룡환(세이류마루) 호'(사진제공=이춘의 목사)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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